Vol.07 2024 Winter
진주사투리
유정숙 이야기 할머니가 들려주는 진주사투리
ㆍ남강에 쌀 씻어 묵고 서답 하던 시절
ㆍ한량 아빠가 사 주신 베구두
ㆍ새복이 온다
서답을 집에서 다 할 수가 없었어예
요새 같으모 씻기도 수월하고
그냥 세제만 넣으모 쑥쑥 돌아가지만예
옛날에는 방맹이로 탕탕 뚜드려서
양잿물 넣어서 푹푹 삶아서
그렇게 해야 빨래가 되는 기그든예
철구 다리 밑에 가면은
빨래 삶는 사람이 있어예그 사람들은 보통 걸배이들이 그거 많이 했거든예
1원썩~ 2원썩~ 받아가믄서 크다란 뭡니까?
거기 솥을 걸어 놔놓고
알루미늄 솥을 뚝 걸어놔 놓고
여기저기 이렇게 돌을 쌓아 놔놓고는
그따다 장작을 땠어예
그 사람들은 참 꾀가 많았으예
빨래를 딱 표가 나그로
뺑뺑 이렇게 돌리가믄서
요만침은 니꺼
또 다른 표시를 해갖고
요만침은 니꺼 해가지고는
많은 사람 빨래를 그따다 다 했거든예
그른데 올매나 지혜롭은지 밑에서 장작불로 떼면
가운데만 삶길 거 아입니꺼?
그른데 가운데를 쏙 비아놨으예
그래서 물이 퐁퐁퐁퐁 끓는 물이 올라오면
양쪽으로 퍼져가지고 그래가지고
빨래를 삶았는데
그 삶은 빨래를 오데 가서 씻을꼬예?
남강에 가서 씻었어요
옛날에는 진양호도 없었고
올매나 물이 맑았던지
그여 가모 방맹이를 가지고
막 탕탕탕탕 두드려가면서
빨래로 흔들흔들흔들 씻으면얼마나 속이 시원한지 모릅니더
이런 이야기하모
젊은 사람들은 깜짝 놀래지만은
조금 내려가면 그 여는 또 푸지깽이 씪어 묵었으예
또 그 밑에 가모 지 앉고 싶은 데 가서 다 씪어 묵었으예쌀도 씪고 뭐 오만 걸 다 그서 다 했지예
남강이 지금 말하는 것 같으면
집에 수도나 마찬가지라예
아무도 집에 수도도 없었고
뭐 므시 있어야지예?
그런께는 막 서답도 이고 와서
남강에 와서 씻고
푸지깽이도 이고 와서 남강에 씻고
그래갖고 싹~ 씪어갖고
저녁에 올매나 상추쌈하고 맛있게 묵었는지 몰라예
따른 아들은 코신 신고 대일 때
나는 베구두 신고 대있다 아입니꺼베구두는 지금 말하면 운동화라예
그랬는데 우리 아버지가 한량이 돼갖고
내한테 그렇게나 잘하더만은
낮에 되면 내 학교 가모 어디로 가느냐 하면은
남강 백사장에 가예
지금은 백사장 없지예? 물이 하나도 없지예?
그때는 백사장이 훤하게 다 깔려 있었어요
가운데 난강물이 졸졸졸졸졸졸 계속
얼마나 깨끗한지 몰라요.그 백사장에는 저기 과녁이 있었거든
그래서 멀리서 우리 아버지는 한량이 돼갖고 피웅 쏘고
그리 한량짓을 하고 놀았답니다
아이구 내 죽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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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복, 아적, 식겁묵다, 달구통, 아제, 굼불다, 토사이 놓다, 세, 에나
새복
새벽: 먼동이 트려 할 무렵.
[예시] 아적 새복바람이 차더라.
아적
아침
[예시] 니 아적 먹었나?
식겁묵다
식겁하다.
[예시] 사고 나는 줄 알고 식겁 묵었네.
달구통
닭장.
[예시] 아버지는 좀 자란 삐가리(병아리)들을 달구통으로
옮기셨다.
아제
1. 아저씨. 2. 작은아버지.
[예시] 기사 아제요, 여서 세워 주이소.
굼불다
뒹굴다.
[예시] 개똥밭에 굼불었다.
토사이 놓다
도망가다 : 잡히지 않으려고 달아나거나
위험을 피해 몸을 숨기다.
[예시] 도둑맨키로 토사이 놓데.
세
소.
[예시] 밭 가는 세.
에나
참말
[예시] 너거집 이사간다 쿠더마는 그기 에나가?
니 그 말 에나가?
– 그래, 에나다.
진짜
[예시] 맑은 날 디벼리에서 서쪽으로 멀리 보모, 천왕봉 보인대이.
-에나.에나, 영순이도 합격했다 쿠더나?
정말
[예시] 올 봄에는 에나 비가 많이 오네.
에나 내앨 니 여어 올래?
일러두기
부사
: 용언 또는 다른 말 앞에 놓여 그 뜻을 분명하게 하는 품사
동사
: 사물의 동작이나 작용을 나타내는 품사
명사
: 사람, 사물, 장소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등의 이름을 가리키는 말
형용사
: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품사
구어
: 입으로 말하고 귀로 들리는 말
감탄사
: 말하는이의 본능적인 놀람이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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